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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란

기사승인 2017.11.27  10: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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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땅한 불편을 가져야 할 때

지난 9월 청주에 사는 한 여성은 경찰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 전화는 바로 자신이 아동학대로 신고 받았다는 전화였기 때문이다. 이는 신고를 받기 며칠 전 아이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2대 가량 때리는 것을 집에 방문한 가정교사가 보고 신고한 것이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여성은 아이의 훈육을 위한 조치였다며 자신이 ‘아동학대범’이라는 죄인 취급을 당했다는 것에 억울하다고 전했다. 사실 최근 이와 같이 애먼 학부모의 억울한 사례는 아동학대법의 강화와 함께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이에 몇몇 학부모들은 억울함과 함께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육청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법 완화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필자는 이 같은 전문기관의 의견에 대해 최근의 아동학대 사례만 보더라도 그 의견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7월 대구에서는 3살 현준이가 22살 아버지와 의붓어머니에 의해 하늘나라로 떠나간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개목줄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친부와 계모가 38개월의 현준이를 아기침대에 개목줄을 채워놓다가 사망한 사건이다. 이 끔찍한 사건은 많은 이들을 충격으로 몰고갔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사건의 판결이다. 바로 이런 인면수심인 두 아동학대범들의 형이 불과 징역 15년에 그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현준이는 그 여린 몸으로 마지막 힘을 내 침대를 넘어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다가 개목줄에 목이 매어 질식하게 됐다. 한 생명이 그렇게 떠나게 돼서야 차마 부모라고 부를 수도 없는 자들의 잔인함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밥 한번 제대로 챙겨주지 않은 이들에 의해 현준이는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고, 기저귀 한번 갈아주지 않은 이들에 의해 무더운 날 부패한 대소변이 현준이의 여린 살을 짓물러 항문이 괴사해 침대에는 피가 흥건했다. 현준이가 마주했던 38개월의 짧은 세상은 얼마나 끔찍했을지 우리는 감히 생각해볼 수조차 없다. 그러니 우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현준이가 겪었던 38개월의 세상에 살아갔던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이 사건에 책임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한 아이의 목숨에 대한 판결이 고작 징역 15년형에 그치고만 일에 분개하고 맞서는 일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 같은 판결을 통해 우리는 아무리 아동학대법이 강화되고 있다고 한들 아직 대한민국이 아동학대를 대하는 태도는 미온하다 못해 차가운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에 수반되는 애먼 학부모들의 억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혹독한 학대를 당하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둬야 한다. 또 한 명의 현준이가 나오지 않을 리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아동학대법 강화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아동학대법은 이름 그대로 언제나 아동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우리는 어른이기에 잠시만 시선을 거두면 곧장 어른의 시선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는 항상 현준이와 우리가 잊어버리고 외면했던 수많은 작은 생명들의 눈을 빌려야만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문해야 할 것이다. 과연 그들이 지내고 간 짧은 세상에 남겨진 자들의 책임이란 무엇일지 말이다.

박세리 독자 (국어국문학과·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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