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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妈妈‧Mother의 주문 『동백꽃 필 무렵』

기사승인 2019.11.18  10: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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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드리 이야기 ▶오늘의 드라마 리뷰

엄마‧妈妈‧Mother의 주문 『동백꽃 필 무렵』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함께 까불지 말라며 시청자들에게 공포감을 준 드라마가 있다. 옹산의 연쇄 살인마 까불이가 누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까불이가 죽이려 하는 동백(공효진)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용식(강하늘)과 로맨스 꽃을 피우며 해피엔딩이 될지 궁금해 매주 수요일 밤만을 기다렸다.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엄마의 존재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표현한다. ‘엄마니까’ 자식을 위해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3명의 엄마가 있다. 필구(김강훈) 엄마 동백, 용식 엄마 덕순(고두심), 동백 엄마 정숙(이정은)은 각자의 사정으로 고달픈 현실을 살아왔다. 동백은 미혼모다. 여자 혼자 장사하기도 힘든 현실에 미혼모 딱지까지 붙어 있다. 동네 옹산에서 소문의 중심에 홀로 서 있다. 6년 전 처음 이사 왔을 때, 미혼모라는 이유로 삿대질 받았다. ‘필구 아빠는 누구여?’, ‘뭐 땜시 혼자 술집 장사를 한뎌?’라며 동네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기가 죽어도 꿋꿋하게 필구를 키웠다.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엄마일 뿐인데 미혼모라는 딱지가 인상을 좌우한다. 이런 동백의 처지는 미혼모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어도 아직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동정, 딱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위로해도 뒤에서는 수군거리기 일쑤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들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어 더 힘들다. 현실적으로 혼자 아이를 보면서 직장을 다니기란 쉽지 않다. 작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미취학 자녀를 둔 10~40대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편견을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서도 82.7%가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동거, 비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변하고 있음에도 미혼모에 대한 인식 개선은 아직 부족하다. 과거에는 미혼모뿐만 아니라 과부에 대한 말도 많았다. ‘과부 팔자가 장수 팔자를 잡아먹었네’. 덕순이 용식을 임신했을 적 계속 듣던 말이다. 매일 같이 시장 사람들이 가게 앞에 몰려와 남편의 죽음이 아내 팔자 탓이라며 욕을 했다. 그럼에도 덕순은 기를 쓰고 버텨 혼자 아들 4명을 키웠다. 덕순은 과거 자신의 모습과 겹쳐 보였던 것인지 동백을 매일 챙겨주고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왔다. 용식이 동백과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덕순은 자신이 소중하게 키운 아들 용식이 동백과 연애하는 것을 반대했다. 내 자식이 미혼모 딱지에 아들까지 있는 사람과 연애하는 꼴은 못 본다며 말이다. 또한 한 장면에선 정숙이 과거 용식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용식이 제발 자기 옛 옷을 입지 말라고 했다. 이어 엄마가 그렇게 입고 있는 모습을 못 보겠다며 엄마가 그러고 있으면 내 마음에 못이 박힌다고 했다. 정숙은 “내 가슴에 대못이 박혀도 자식 가슴엔 대못이 박히면 안 되지”라고 말했다. 이렇게 아들이 미운 와중에도 자식의 한마디에 바로 그 말을 들었다. 자식은 자신의 마음이 편하자고 한 말을 엄마는 마음에 지고 산다. 또한 자신과 같은 처지였어도 동백이 자식과 연애하는 것은 반대하고, 자식의 한마디에 행동을 바꾸는 덕순의 모습은 모순적이지만 자식을 끔찍이 아끼는 엄마의 마음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자식을 버리게 된 엄마도 존재한다. 동백 엄마 정숙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자식을 버렸다. 매일 배고프다며 우는 자식의 모습에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 내린 결정이었다. ‘고아원에 들어가면 배 굶고 살지는 않겠지’. 동백을 향한 정숙의 걱정 어린 마음이 잘 들어나는 장면이다. 동백이 자란 후 정숙은 옹산에서 동백을 지켜보고 일요일마다 수녀원에 맡겨지는 필구를 몰래 돌봐주었다. 지난 세월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보험금을 동백이 받길 바라는 마음에 치매에 걸린 척 동백 앞에 나타났다. 또한 매일 같이 “내가 동백이 위해서 뭐든 하나는 하고 갈거야”라며 자식을 위해 못할 짓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방영된 회차에서는 까불이를 잡기 위해 직접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남을 위해 희생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엄마라는 주문에 걸리면 대부분 본인보다는 자식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 엄마가 되면서 소중한 꿈, 시간들을 포기한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의 명언처럼 옛날에는 못했던 일들을 엄마가 되면 다 할 수 있게 된다. 엄마니까 가능하고, 엄마로서 힘든 일을 견뎌낸다. 엄마가 되는 것은 힘든 길이지만 존재 자체로서 위대하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다면 지금 엄마에게 밥은 먹었는지 별일은 없는지 안부를 여쭤보자. 전화 너머로 들리는 자식의 목소리가 엄마에겐 하루의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

이민조 기자 skyj9989@kw.ac.kr

<저작권자 © 미디어광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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